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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분수토, 단순 게움이 아닐 수 있어요! 남자아기 '비후성 유문협착증' 증상 및 수술 후기

by 이로서 2026. 3. 13.

안녕하세요, 5살 딸과 11개월 아들을 키우며 매일 스펙타클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육아맘 '이로소'입니다.

지금 저희 둘째 아들은 제가 주는 시판 이유식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고 꿀잠을 자는 아주 튼튼한 우량아인데요.
사실 이 평화로운 일상이 오기 전, 신생아 시절에 저희 부부의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던 무서운 이벤트가 하나 있었어요.
바로 이름조차 생소했던 '비후성 유문협착증'이라는 질환이었습니다.

 

아마 지금 이 새벽에 제 글을 클릭하신 분들이라면, 곤히 자던 아기가 갑자기 엄청난 양의 토를 뿜어내는 걸 보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맘카페와 검색창을 뒤지고 계신 엄마 아빠일 확률이 높을 텐데요.
그 타들어 가는 마음을 제가 너무나도 잘 알기에, 저희 아이가 겪었던 초기 증상부터 대학병원 진단, 수술

그리고 건강하게 회복한 지금까지의 생생한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신생아 분수토, 단순 게움이 아닐 수 있어요! 남자아기 '비후성 유문협착증' 증상 및 수술 후기
신생아 분수토, 단순 게움이 아닐 수 있어요! 남자아기 '비후성 유문협착증' 증상 및 수술 후기

  1. 왈칵 쏟아내는 '분수토',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었어요 (초기 증상과 의심)

처음에는 그저 아이가 분유나 모유를 좀 급하게 먹었거나, 소화 기능이 아직 미숙해서 게워내는 줄로만 알았어요.

신생아들은 위장 기능이 덜 발달해서 입가로 주르륵 흐르는 정도의 토는 아주 흔한 일이니까요.

첫째 딸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서 나름 육아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둘째의 토하는 양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히 달랐습니다.

 

입가로 찔끔 흘리는 게 아니라, 마치 분수처럼 '왈칵!' 하고 멀리 뿜어내는 엄청난 분수토를 하기 시작했어요.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키려고 어깨에 메는 순간 제 등을 다 적실 정도로 뿜어내고, 거의 매 끼니를 토해내기 시작했어요.

더욱 이상했던 건, 그렇게 엄청난 양을 토해내고 나면 아이가 지쳐서 자는 게 아니라 위가 텅 비어서 배가 고픈지

또다시 젖을 애타게 찾으며 자지러지게 울더라고요.

하지만, 먹어내는 양을 다 토해내는 건 또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아리송했답니다.

동네 병원에 가도 그냥 신생아라 잘 게워내는 거 같다는 이야기들만 듣기도 했고요.

 

먹고, 뿜어내고, 다시 배고파서 울고...이 악순환이 며칠 반복되니 아이 몸무게는 전혀 늘지 않았고,

기저귀에 소변을 보는 횟수와 양,하루 수유량까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누워있는 건 단 10분도 허락되지 않아서 저는 계속 아이를 안고 움직여야 했어요.

제 몸도 마음도 지쳐갈 때 쯤, 문득 아이를 보는 데 본능적으로 '이거 아니다, 큰일났다. 이러다 애 잡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려가게 되었고 그대로 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아이를 뺏긴 엄마가 되서

증상이나 이런걸 모른채 NICU(신생아 중환자실)에 면회를 다니면서 둘째의 신생아 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근데도 아이가 너무 작아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도 병명을 발견하지 못했고 수액을 맞으면서 괜찮아졌고

토를 하지않는 다는 말을 듣고 저희 아이는 그렇게 신생아 중환자실을 퇴원하게 되었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였습니다.

당연히, 아무 문제 없고 잘먹고 잘 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왔던 저에게는 다시 시작되는 악몽이였습니다.

그렇게 잘 먹고 잘 잔다는 아이는 다시 매 끼니를 토해내기 시작했고 이번엔 정말 큰일 날 것 같았습니다.

대학병원에 다시 전화해봤지만 소아 응급은 안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희 아이는 고작 37일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래도 저희 아이가 살아나려고 그랬는지 갑자기 집에서 차타고 30분정도 걸리는 아이를 낳은 산부인과 밑에 있는 소아과를

가게 되었어요. (평상시에는 너무 멀어서 가지 않았고 조리원이 좋아서 거기서 아이를 낳았던 거였거든요.)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는 정말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큰일났다고 지금 당장 본인이 아는 대학병원 선생님들께 다 전화를 돌려서

자리를 마련해볼테니 일단 대학병원 소아과로 달리라고 하더라고요.

 

  1. 남자아기에게 더 흔하다는 위장관 기형, '비후성 유문협착증'의 진단

정말 무슨 생각으로 도착했는지도 모르겠는 대학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 작은 아이를 안고 저는 그냥 계속 하염없이 눈물만 났습니다.

대학병원 특성상 접수처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그 순간 1초,1초가 저한테는 지옥같았어요.

그래도 병원 관계자분께서 정말 작은 아이를 들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엄마가 하염없이 울고만 있는 모습을 보시고는 빨리 처리해주셨어요.

그렇게 소아과까지 울면서 들어간 저는 당장 입원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와중에 당장 첫째를 받아 줄 친정도 시댁도 없고

남편과 주말부부였던 저는 남편이 올 수 있을지 아닐지도 확답을 받지 못한 채 일단 입원하고 첫째 어린이집에 양해를 구해뒀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눈물이 나네요. 혹시 첫째를 지금 데리고 와서 입원하면 안되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차마 내뱉지 못했던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제가 너무 무기력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2주 가량을 더 입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아들은 그저 매끼니를 토해내기 바빴고 대학병원에서는 아이의 병명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도 수액을 맞고 있어서 탈수는 면하고 있었던거죠.

그렇게 특수분유를 써보자는 말에 2주동안 분유도 바꿔보고 특수분유도 먹여봤지만 계속 아이는 분수토를 했고 저는 매번 시트를 갈아야해서

병동 간호사선생님들께 죄인처럼 하루에 5-6번씩 옷과 시트를 받으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저희 아이는 정말 진한 갈색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피를 토해냈고 그때가 되서야 X-ray상에서 '유문협착'의

소견이 보인다며 여기서는 수술이 어려우니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지금 연락해둘테니 가라고 하셨고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가서 새벽이 되서야 '유문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희 아이는 입원하면서 콧줄을 끼게 되는데 저는 응급실 바닥에 앉아 하염없이 울수밖에 없었어요.

 

첫째때, 주사를 여러번 맞고 피를 뽑느라 울어본 적이 있어서 이제 그런건 뭐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거랑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엄마는 정말 여러번 무너지지만 다시 단단해질 수 밖에 없는 존재인거 같아요.

 

그래서 이 병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통로인 '유문'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껍게 자라나는 질환이에요.

통로가 꽉 막혀버리니 우유가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꽉 찬 위가 수축하면서 음식물을 위로 강하게 역류시켜 그 무서운 분수토를 유발했던 거였죠.

선생님 말씀이 이 질환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선천적인 위장관 이상 중 하나로, 신생아 1,000명 중 2~3명 꼴로 발생한다고 해요.

특히 남자아기에게서 통계적으로 4배나 더 많이 발생하고, 그중에서도 첫째 아들이나 맏이에게 흔하게 나타난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땐 "내가 임신 중에 뭘 잘못 먹었나?", "태교를 못 해서 그런가?" 하며 눈물을 펑펑 쏟으며 자책했어요.

둘째라며 자신했던 제가 원망스러웠고 한심하기 짝이 없더라고요. 아직 내 품에 몇번 안아보지도 못한 이 아이가

수술을 하려고 콧줄을 끼고 굶어야해서 쪽쪽이를 하루종일 물려줘야하는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이건 엄마의 뱃속 환경이나 유전과는 전혀 무관하며,

절대 엄마의 잘못이 아니니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위로해 주셨습니다.

 

  1. 생후 2개월 핏덩이의 전신마취 수술, 그리고 기적 같은 회복

치료 방법은 약물이 아니라 오직 '수술'뿐이었습니다.

두꺼워진 유문 근육을 외과적으로 살짝 절개해서 막힌 길을 넓혀주는 수술이었죠.

태어난 지 고작 두 달 남짓 된, 아직 목도 못 가누는 작고 여린 핏덩이를 전신마취 시키고 차가운 수술실로 들여보내야 했을 때의

그 무너지는 심정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저희 남편이 저보고 그 날은 첫째를 보라며 내보내고 들어오지 말라고하더라고요.

근데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저희 남편도 거기서 하염없이 울었다고해요. 그 목석같이 단단했던 사람이였는데 말이예요.

 

아이가 수술하러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밖에서 기다리는 내내 제발 무사히만 나오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겁을 먹었던 것과 달리, 이 수술은 소아외과에서는 매우 기본적이고 완치율이 100%에 가까운 안전한 수술이었어요.

수술 부위 역시 나중에 커서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도록 절개하지 않고 최대한 복강경으로 진행해주신다고 하셨고

저희 아들은 복강경으로 수술이 잘 되어서 추가 절개도 하지 않았다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요새는 실로 꼬매는게 아니라 복강경 수술 정도는 본드로 붙혀둬서 실밥빼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씻다가 본드가 떨어지면

그냥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두라고 하시는데 조금 신기하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이것도 아주 나중에 본드가 떨어질때쯤 든 생각이지만요.)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건 수술 후의 드라마틱한 변화였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나고 금식 시간이 지난 뒤, 조심스럽게 아주 적은 양부터 수유를 다시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먹기만 하면 뿜어내던 아이가 거짓말처럼 아주 평온하게 우유를 소화시키고 새근새근 잠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저희 아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 동안은 아이도 지치고 아팠는지 웃어주지 않았거든요.

 

  1. 건강한 11개월 우량아로 폭풍 성장 중! 엄마 아빠들, 힘내세요!

수술 후 며칠간 병원에 입원하며 염증 수치와 수유 경과를 지켜본 뒤 무사히 퇴원했고,

그 이후로 저희 아들은 언제 아팠냐는 듯 단 한 번의 분수토 없이 아주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지금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11개월의 튼튼한 우량아가 되었죠!

(첫째 누나와 3살 터울인데 몸무게는 거의 비슷해버리니까여..?ㅎㅎ)

그리고 저희 아들은 죽어도 쪽쪽이는 안 무는 아이가 되었답니다ㅋㅋ 그때 그게 그렇게도 싫었나봐요.

 

'전신마취'와 '신생아 수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비후성 유문협착증'은 초기에 발견해서 수술만 잘해주면 후유증이나 재발이 거의 없는 아주 깔끔하게 완치되는 질환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곁에서 아기의 계속되는 분수토를 보며 밤잠을 설치고 눈물짓고 계신 엄마 아빠들이 있다면 너무 겁내거나 무서워하지 마세요.

아기가 먹고 나서 분수토를 자주 하고 소변량이 줄어든다면, 날이 밝는 대로 지체하지 마시고

꼭 소아과나 대학병원에 방문해 복부 초음파를 보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폭풍 같았던 시기를 잘 이겨내고 튼튼하게 자라주는 우리 아이들을 믿고, 부모님들도 굳건하게 마음 다잡으시길 응원합니다!